김용태, 배수진 쳤지만…국힘 원외당협 간담회, 4시간 논의에도 평행선
金 "개혁 못 하면 오늘이라도 떠나…이긴 정당처럼 굴어 통탄"
힘 실어줘야 한단 의견 속 "왜 연연하느냐" 자진 사퇴 요구도
- 한상희 기자,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박기현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개혁을 못 하면 오늘이라도 당장 떠나는 게 맞다"면서 자신의 거취를 개혁안과 연계하는 배수진을 쳤지만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는 이견만 재확인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약 4시간 동안 머리를 맞댔지만, 김 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및 신임 여부를 당원 여론조사로 묻자는 방안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9월 전당대회 개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관련 당무 감사 △당심·민심 반영 절차 확립 △지방선거 상향식 공천 등 5대 개혁안과 김 위원장의 신임 여부를 당원 여론조사로 묻자는 방안이 논의됐다.
김 위원장의 '당원 여론조사' 제안에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임기 종료(6월 30일)가 불과 3주 남은 시점에서 굳이 조사할 필요가 있느냐, 오히려 당내 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며 총의를 모으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의 면담을 마친 뒤 간담회장으로 다시 돌아와 "6월 30일까지 개혁도 못 하면서 임기를 채우는 건 의미 없다"고 밝혔다.
간담회 직후에도 "(당이) 선거에서 이긴 정당처럼 행동하고 있는 태도가 정말 통탄스럽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김 위원장에 대한 지지와 비판이 엇갈렸다.
전체 참석자 중 중간쯤까지 발언한 인원인 19명 중 절반 이상은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임기 내 개혁 추진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전당대회 준비를 새 원내대표가 맡는 게 맞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간담회 말미에는 일부 당협위원장들이 김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들 관두고 혼자 남았는데 왜 그렇게 연연하느냐. 순리대로 하라"는 발언이 나왔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당을 살리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며 개혁안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전반적인 개혁 방향에는 대체로 공감했지만, 세부 항목별로는 이견이 컸다. 일부에서는 개혁안을 두고 당내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낸 아이디어라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당무 감사에 대해서는 당내 갈등이 증폭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미 한 차례 당원 투표로 정리된 사안", "국민의미래(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 공천을 단행한 당무감사위원장(유일준)부터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김 위원장은 "징계를 염두에 둔 게 아니라 문제가 없다면 없는 대로,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면) 고쳐야 하는 대로 시민과 당원에게 명명백백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위헌정당해산 심판 청구에 대비한 차원이라는 논리도 내세웠다.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대해서도 "그동안 탄핵 반대를 위해 열심히 싸워온 게 어떻게 되느냐"는 반발이 이어지며 찬반 정리가 되지 않았다. 상향식 공천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간담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당원 여론조사는 개인적으로는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면서 "5대 개혁안이 하나하나 다 가볍지 않기 때문에 하나하나 물어보는 게 중요하다. 압도적으로 어떤 방향성이 보이면 비대위원장도 거기에 대해서 변화의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다수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요청에 따라 조만간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재준 의원은 간담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중요 사안의 당론은 연석회의에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도 괜찮지 않을까"라며 "향후에 당헌·당규가 변경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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