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민의힘이 8월 중순께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면서, 차기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유력한 후보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다. 두 후보 모두 물밑에서 주요 인사들을 만나며 힘을 키워가고 있다.

제3의 인물에 의한 구도 재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도권, 충청권, 청년층 등을 기반으로 하는 제3의 인물이 당의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력한 두 후보에게 당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구주류 친윤계의 물밑 행보도 주목된다.

21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8월 중순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새 당대표를 선출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7월 초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관련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8월 중순에 개최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원들 간에 대략적으로 합의했다"며 "실질적 작업만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선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유력한 후보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를 꼽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6.3 대선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41.1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낙선했다. 그러나 비상계엄과 탄핵, 막판 후보 교체 파동이라는 악재를 딛고 40%를 넘겼다는 점에서 출마할 명분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행보도 활발하다. 현충일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안철수 의원과 회동을 가졌다. 페이스북에 턱걸이 영상이나 등산 인증 사진 등을 게시하며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이를두고 '당권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장관 본인은 출마에 부정적이나, 그렇다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그는 전날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전혀 생각한 바가 없다"면서도 추대 여론이 있을 경우에 대해선 "가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그렇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라이브 방송,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대중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한 전 대표는 당내 대표적인 탄핵 찬성파로서, 대선 패배 이후 자연스레 입지가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옛 친윤계 최대 외곽조직인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새미준)의 이영수 회장을 만나는 등 외연도 확장하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이따금씩 만나며 정치적 조언을 듣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아직까지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친한계 내부에서는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동의하는 여론이 60%, 반대가 40%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에 있을 국회의원 보궐 선거와도 연계해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과 한 전 대표가 아닌 제3의 인물이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내 계파 싸움, 기득권 정치의 폐단 등이 축적되면서 6.3 대선 패배로 이어진 만큼, 그간 중앙정치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얼굴이 당의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19일 재선 의원 주최 토론회에서 "이번 당권 경쟁에서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와 한 전 대표가 출마하면 그건 혁신이 아니다"며 직격했다.

당내에선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에서부터 약세로 꼽혀온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또는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 후보가 나와야 중도층을 공략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실제 이같은 제3 지대에서 후보가 나올 경우, 당내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등에 업고 김문수-한동훈 구도에 균열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구주류인 친윤계가 제3의 후보를 내세울지 여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친윤계의 경우 친한계에게 당의 패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면서도, 김문수 전 장관 역시 후보 교체 파동 이후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주요 후보들이 총선 공천권을 염두에두고 불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선 이번에 선출되는 국민의힘 당 대표의 임기는 내년 지방선거까지라고 보고 있다. 정권 초기에 열리는 선거에서는 유의미한 결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야권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해 소모되느니 차라리 이후에 당권을 잡고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며 "각 주자들이 서로 주판알을 튕기면서 마지막까지 고심하다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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