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아 노후자금 챙기는 노인들…서울 20년 보유 주택 매도 2배
5년새 3.6%→6.1%…소득 감소 고령층, 매도로 생활 안정
전문가 "자녀 결혼자금·증여 수요도…당분간 계속될 듯"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서울에서 20년 이상 보유한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오피스텔)의 매도비율이 최근 수년 새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으로 자산 가치는 높아졌지만, 소득이 없는 노년층이 노후 자금 마련 등을 위해 매도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법원등기정보광장의 '서울시 매매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추이'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에서 개인 간 이뤄진 집합건물 매매 건수는 총 1만 5091건이었다.
이 가운데 보유기간 20년 이상인 물건의 매도는 총 917건으로 6.1%를 차지했다. 이는 5년 전인 2020년 5월의 3.6% 대비 약 1.7배 늘어난 수치다.
보유기간이 20년 넘은 아파트 소유자는 대부분 사회생활을 마치고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은퇴를 한 노년층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이번 수치를 은퇴 전후 노후자금 마련의 필요성, 증여·상속을 위한 매도가 증가한 것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자 자산 중 81%는 부동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한국은 현재 기대수명도 늘고, 국민연금만으로 노후가 불안한 상황에 있다"며 "비싼 집을 팔고, 면적을 줄여서 자신들의 노후 준비자금으로 사용하거나 자녀들 결혼자금, 증여 등으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별다른 소득원 없이 집만 달랑 한 채 있는 사람들은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당분간 이런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20년 이상 장기 보유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일 확률이 높다"며 "매도한 자금으로 노후 준비를 하려는 경향이 있"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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