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하늘에서도 우리 기억해줘"
한국마즈와 함께 한 문정희 반려견 사진전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마누가 정수리를 제 가슴팍에 댔을 때 따뜻한 그 느낌이 아직 남아 있어요. 부르면 왔고 기다렸고, 눈 뜨면 너무 보고 싶은데……."
심용희 수의사는 배우 문정희의 반려견 레트리버(리트리버) 마누를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아려온다.
그와 마누의 인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잠시 스치듯 지나갔다. 그러다 마누가 지난 2월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 6개월간은 삼촌과 조카처럼 지냈다.
마누가 떠나고 문정희 배우와 남편인 김원범 사진작가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 룩인사이드 갤러리에서 '금빛동행-나의 골든 리트리버 마누와의 행복한 순간들' 사진전을 열었다.
한국마즈(MARS)는 아이엠즈 후원을 통해 마누를 추억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새기는 기회를 만들었다.
사진전에는 배우 김혜수·송윤아·류승룡·박솔미·박효주·이주영, 이연복 셰프, 주한영국대사 콜린 크룩스(Colin Crooks) 등 유명인들이 방문해 마누의 생전 모습을 눈에 담았다. 가수 박기영은 즉석 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심용희 수의사는 지난 7일 사진전을 찾아 마누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며 행복한 추억을 하나둘 떠올렸다.
그는 "마누는 처음 낯을 가려서 바로 친해지지는 못했다"며 "서서히 교감하면서 마누가 마음의 문을 열어줬고, 세상에서 웃는 모습이 가장 예쁘고 착한 존재로 남아줬다"고 회상했다.
심용희 수의사가 마누와 본격적으로 보낸 시간은 6개월. 시간의 길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마누의 안부를 매일같이 확인하면서 여행을 갔고, 생일도 크리스마스도 함께 보냈다. 마누가 동물병원에서 투병할 때는 곁을 지키기도 했다. 그에게 마누는 조카 이상의 존재였다.
한국마즈의 학술팀장을 맡고 있는 그는 유기견이었던 순돌이를 27세(추정나이)까지 키웠다. 순돌이가 하늘로 떠난 뒤 '펫로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를 집필해 강아지와 고양이 보호자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남들을 위로한 그였지만 마누가 죽고 또다시 찾아온 슬픔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았다. 마누에게 더 잘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죄책감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심용희 수의사는 "마누를 더 일찍 만나지 못하고 더 가까워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많은 보호자들이 느끼는 심정과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누와 앞으로 생각하지도 못한 시간에 다시 만날 거라는 걸 안다. 그때까지 기다리다 기다리는 우리를 기억하고 하늘에서 반겨줬으면 좋겠다. 마누를 만나면 누구보다도 먼저 알아보고 다가가서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는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금빛동행 사진전은 오는 16일까지 볼 수 있다.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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