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기념관 화재 1시간반 만에 완진…"에어컨 발화 추정"(종합2보)
법당까지 연기 번져…스님 등 300명 대피
문화재 8점 반출…고궁박물관 이관
- 박혜연 기자, 권진영 기자,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권진영 김민수 기자 =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옆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건물 2층에서 불이 났지만 인명 피해 없이 소방에 진압됐다.
10일 오전 10시 22분쯤 "연기가 많이 난다"는 내용의 화재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한 소방은 10시 39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오전 11시 36분 초진에 이어 오전 11시 57분 완전히 진압했다. 화재 발생 1시간 35분 만이다.
매캐하고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던 현장은 오전 11시 30분 기준 현재 연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깨진 유리창들만 남아 처참한 모습이다. 경찰은 불이 난 건물로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조계종 중앙종회 개원식이 진행된 가운데 천장 에어컨에서 불꽃이 나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계사에 다닌 지 15년 됐다는 신도 만법심 씨(67)는 "스님이 총무원에서 불이 났으니 법당 신도들 대피하라고 했다"며 "2층에서 불꽃이 너무 많이 보여서 놀랐고 법당까지 연기가 번지니까 법당만은 무사하게 해달라고 신도들이 기도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 불로 건물 내부에 있던 조계종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스스로 대피했고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은 인원 142명과 장비 35대를 동원, 오전 11시 43분 기념관 내 전시 중인 8점의 문화유산을 반출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서봉 스님은 "봄철 기획전으로 국보 9점과 보물 9점 등 문화유산 총 33점(21건)이 전시 중이었는데 다행히 화재가 전시관과 수장고로 번지지 않아 안전히 보관 중"이라며 "다만 화재로 인한 연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으로 8점을 이운(移運)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운되는 유산은 화재 당시 유리로 차단되지 않았던 여수 흥국사 삼장보살도(2점·전남 유형문화유산)와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6점·비지정 유물)로 확인됐다. 오후 1시 기준 긴급 이운이 완료된 상태다.
국가유산청 측은 해당 유물들을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소장고에서 보관하다 기념관 내 전시장 안전장치를 복구한 뒤 재이송을 검토할 방침이다.
국가유산청은 "진열장 내 전시 중인 나머지 유물 25점(19건)은 화재 진화 상황을 고려해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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