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정은지 특파원 이지예 객원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인해 격화된 중동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타스통신과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전화 통화 사실을 언급하며 두 정상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유엔 헌장과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고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중재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됐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시 주석은 이런 중재가 첨예한 현 상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지지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와 중국은 현 사태와 이란 핵 프로그램 관련 문제는 무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행동한다"며 "오로지 정치적 외교적 방법을 통해서만 해결이 가능하며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또한 "두 정상은 복잡한 정세를 고려해 관련 부처 및 기관에 앞으로 며칠간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정보와 고려 사항을 교환하도록 지시하자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각각 전화 통화를 한 후 자신이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푸틴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교전을 중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시 주석도 이날 전화 통화에서 중국이 중동 지역의 평화 회복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충돌이 격화되면 당사자 뿐 아니라 지역 국가들도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휴전을 추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력은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고 증오와 갈등을 악화시킬 뿐이며 충돌 당사자, 특히 이스라엘은 조속히 휴전해 상황이 반복적으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전쟁이 외부로 확산되는 것을 단호히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 주석은 "민간인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군사충돌에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무력 사용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충돌 당사자는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무고한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단호히 방지하며 제3국 시민의 철수를 용이하게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중동이 불안하면 천하가 불안하다. 이란-이스라엘 분쟁은 중동의 긴장 상태를 급격히 고조시켰고, 글로벌 안보에도 심각한 충격을 줬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한편 두 정상은 오는 9월 중국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두 정상 간 만남은 지난 5월 러시아에서 전승절 80주년 행사에서 만난 후 4개월 만이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8월 31일~9월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회의 참석 후 9월 2일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3일엔 베이징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두 정상은 이번 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두 정상이 G7 정상회의 참가국들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이번 G7 정상회의는 성공적인 방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난 16~17일 열린 G7 정상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찍 자리를 떠나면서 동력을 잃었고, 러시아에 대한 규탄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공동 성명도 무산됐다.

yellowapollo@coh4x.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