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주 유예" 후 첫 대화…유럽-이란 20일 제네바 핵협상
영·프·독 및 이란 외무장관 참석…이-이 충돌 이후 서방과 첫 대면 회담
미국과 사전조율…미국 군사개입시 인근 영국령 기지 이용 가능성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외교적 해결책에 도달할 수 있는 2주간의 기회의 창이 열렸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핵 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국·프랑스·독일과 유럽연합(EU)은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과 고위급 핵 협상에 나선다.
미국과의 사전 조율하에 실시되는 이번 협상으로 '최대 압박'에 직면한 이란에 퇴로가 열릴지 주목된다.
유럽에서는 래미 장관과 함께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협상에 참여한다. 이란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을 파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협상이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감안해 다음 2주 이내에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공격하며 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과 서방의 첫 공식 대면 만남이다.
미국은 회담에 공식적으로는 불참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협상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담을 앞두고 래미 장관은 워싱턴DC를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머리를 맞댔다.
래미는 이들과 만난 뒤 성명을 내고 "중동의 상황은 여전히 위험하다"며 "이란이 갈등 격화를 피하기 위해 거래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논의했다. 외교적 해결책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이제 2주 동안 열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 공격 여부를 2주 내로 결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의식한 발언이다. 사실상 이란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과 래미 장관이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획득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 심장부인 포르도 핵 시설을 타격할 경우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를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영국은 미국과 긴밀한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습 중단을 협상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으며, 미국과의 직접적인 막후 접촉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외교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아라그치 장관이 분쟁 발발 이후에도 트럼프의 사십년지기 친구이자 해결사인 위트코프 특사와 여러 차례 통화했다고 전했다.
한 중동 지역 외교관은 로이터에 "아라그치 장관은 위트코프 특사에게 이스라엘에 전쟁 종식을 압박한다면 핵 문제에서 유연성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위트코프 특사가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과 이란의 막후 소통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이란 지도자들을 향해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데 늦은 때란 없다"며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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