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경제계가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축하하고 당면 현안 해결을 위한 민관 원팀을 약속하면서도 친(親)노동 공약의 이행 여부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명 노란봉투법과 주 4.5일제 등 경제계가 반대했던 노동 정책의 입법이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제계는 일단 반대 의견을 지속해서 피력할 예정인데 헌법소원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경제계는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에 대해 한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제21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대한상의는 새 정부가 성공적으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게 경제계 파트너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경제인협회도 "이 대통령의 당선을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경제계도 투자와 고용 확대 등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며 "경영계도 사회적 책임 수행에 앞장서 국가 경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으며 한국무역협회는 "새 정부는 우리 기업의 대외통상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데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고 했다.

경제계는 이재명 정부 출범을 통해 지난해 12월 계엄부터 이어진 국가 리더십 공백이라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이 당선 일성으로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면서 대내외적인 위협 요소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당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관세 정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도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노동 관련 공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제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이한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재처리 여부에 대해 "바로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노란봉투법을 비롯해 주 4.5일제(법정근로시간 단축)와 정년 연장 등의 추진을 노동계에 약속했다.

경제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노란봉투법이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넓히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파업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도 제한한다.

이 법안은 전임 정부 시절에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모두 폐기됐다.

문제는 앞으로 거부권 행사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진보 진영이 입법부를 거머쥐고 있기에 이재명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추진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부터 여권에서 노란봉투법 추진 의지를 드러내자 경제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제계와의 조율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현안이기에 (정부 관계자와)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서 우리의 반대 의견을 피력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경제 성장이 중요한 시점이기에 기업들의 입장을 반영해서 정책을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경제계에선 노란봉투법에 대해 위헌 소지가 크기에 최후의 카드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제계는 노란봉투법의 모호한 사용자 개념이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되고 사용자의 직업의 자유, 재산권 등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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