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국힘, 쇄신 목소리 분출…친윤·친한 중심 혼란상 지속될 듯
친한계 '8월 전당대회 개최'…친윤계 '비대위 체제 유지'
5일 의총서 백가쟁명식 쇄신안 거론될 듯…권성동 거취 주목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6·3 대통령 선거에서의 김문수 후보 패배로 국민의힘에 후폭풍이 일고 있다. 계파와 무관하게 '쇄신'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는 상황 속 속내를 들여다보면 당권을 위해 타 계파를 밀어내려는 의도가 엿보여 당분간 혼란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전날(3일) 치러진 대선에서 41.1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낙선했다.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과의 차이는 8.27%포인트(p)였다.
선거 막판 보수 지지층이 결집했으나 결국 김 후보는 이 대통령에게 패했고 국민의힘의 분위기도 무겁게 가라앉았다.
당에서는 계파와 관계없이 반성과 쇄신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들께서 불법계엄과 계엄 세력을 옹호한 구태정치에 대해 단호한 퇴장 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국민이 먼저인 정치를 바로 세울 마지막 기회"라고 적었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기현 의원은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서 여당의 역할을 다하였는지, 오직 '이재명 반대'에 매몰돼 정책정당, 수권정당의 모습을 잃어버렸던 것은 아닌지, 하나부터 열까지 곱씹어 보고, 단절할 과거는 냉철하게 단절하고 청산할 것은 과감하게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이상휘 의원도 "국민들께서 고개를 끄덕이실 때까지 거듭되는 치열한 몸부림으로 살피며 성찰하겠다"며 "다시 제대로 서야겠다"고 말했다.
특히 당 안팎 다수 인사들은 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있어 국민에게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등이 대선 패배의 그림자를 짙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페이스북에 "계엄 주체인 윤 전 대통령과 당을 온전히 분리시키지 못함으로써 스스로 내란몰이 희생양을 자처했다"고 평했다.
'용병 정치'를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민주당 사례에서처럼 당이 미래 지도자를 육성하는 일에 골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위기 때마다 당은 밖에서 사람을 데려와서 해결하려 했다"며 "이번 기회에 용병 정치와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5일 본회의 전에 의원총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각자의 쇄신안이 백가쟁명식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의 체제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점이 눈에 띈다. 대체적으로 친한(親한동훈)계는 8월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는 반면 친윤(親윤석열)계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유지를 선호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도부의 사퇴, 특히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 계파 간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친한계는 대표 친윤계 인사인 권 원내대표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선판을 협잡으로 만들었던 권 원내대표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새 원내지도부를 꾸려 우리 당의 진로를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의 이같은 요구에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말씀하시는 것들을 빼놓지 않고 보고 듣고 있다"며 "무엇이 당과 국민을 위한 판단인지 지혜를 모아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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