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매물 잠그고 호가 바로 3억 급등…'여의도·목동' 허탈
토지거래허가 풀린 잠실·삼성·대치·청담동 '활기'
여의도·목동 등 투자 수요, 잠실·강남 이동 가능성
- 전준우 기자, 조용훈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조용훈 기자
"가격을 올리겠다는 집주인 문자, 전화가 계속 오고 있어요." (잠실 A 공인중개사)
"요즘처럼 거래가 안 된 적이 없어요. 거래허가가 풀리면 가계약금을 넣겠다던 투자자 놓쳤습니다." (여의도 B 공인중개사)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조정으로 지역별 희비가 엇갈렸다. 5년 만에 규제가 풀린 잠실·삼성·대치·청담동에서는 매물을 잠그고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규제가 유지된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일대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 291곳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가능해졌다.
잠실 A 공인중개사는 "가격을 올리겠다는 집주인 문자, 전화가 계속 온다"며 "오후 내내 온라인 광고 매물을 수정하고 있다"고 했다.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30평형대 매물은 이미 최대 3억 원까지 호가가 뛰었다.
대치동 H 공인중개사도 "매물 문의 전화가 계속 들어온다"며 "집이 안 팔려 마음고생한 집주인들도 너무 좋아한다"고 전했다.
반면 여의도와 목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지 않은 지역은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인근의 K 공인중개사 대표는 "목동은 학군지라 실수요 위주의 시장"이라며 "투기수요가 없는 지역에 투기가 우려된다는 게 말이 되냐"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고 갭투자 가능성을 예상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권의 똘똘한 한 채 선호가 크고 전세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상급지 교체수요들이 상당하다"며 "잠실동 엘·리·트, 삼성동 래미안라클라시, 힐스테이트1차,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2단지 등 지역 내 랜드마크 등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되며 구입 대기수요 유입이나 집값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투자 대기 수요가 잠실이나 강남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주거용 부동산팀장은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그대로 유지했다고 실망 매물이 쏟아지거나 큰 가격 하락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목동과 여의도는 투자수요도 있겠지만 출퇴근이나 학군 등 실수요가 오히려 더 탄탄한 지역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일부 갭투자를 준비하는 수요자의 경우 잠실 준신축 아파트 등으로 이동하는 수요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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