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하반신 마비 여성에게 접근해 자신이 의사라고 속인 후 결혼한 뒤 거액의 대출을 받게 한 뒤 잠적한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북부 허베이성 출신의 31세 여성 리 상쉬안은 영상 플랫폼을 통해 싱글맘으로서의 삶을 공유하며 팔로워 22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사업가 출신 부모덕에 한때 부유했던 리 씨는 2013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후 휠체어에 의존한 채 생활하고 있다.

리 씨는 재활을 받는 동안 '외과 의사'라고 주장하는 딩이라는 성을 가진 남자를 만났다. 딩 씨는 자신이 의학을 공부했고 한때 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딩 씨는 리 씨를 열렬하게 쫓았고, 두 사람은 금세 사랑에 빠졌다. 리 씨가 임신하게 되자 딩은 병원을 떠나 사업을 시작했다.

리 씨와 그녀의 부모는 그가 믿음직스럽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믿었다. 리 씨는 "그가 청혼했을 때 그는 제가 특별하다는 느낌을 줬다. 제 삶이 마침내 반전되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결혼한 지 두 달 만에 딩 씨는 강간 혐의로 경찰에 구금되었으나 리 씨에게 돈을 빌린 뒤 풀려났다.

이후에도 사업 핑계로 돈을 계속 요구했고, 리 씨가 거절하자 그녀를 집에서 내쫓았다.

리 씨는 그가 자신에게 300만 위안(약 5억 6000만 원)의 대출을 받도록 압력을 가했고, 임신 중에도 종종 밀거나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두 사람은 아기가 태어난 다음 날 이혼했고 딩 씨는 양육권을 포기했다. 얼마 뒤에는 모든 연락을 끊었다. 리 씨의 손에 길러진 아들은 아버지를 만난 적도 없고 부성애를 느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후 리 씨는 딩 씨가 성희롱으로 병원 인턴에서 해고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가 운영한다는 사업도 실체 없는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딩 씨는 거액의 채무를 남긴 채 종적을 감춘 상태다.

지난달 22일 리 씨는 SNS에 자신의 사연을 공개하며 전남편에게 압력을 가했다. 또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여성들에게도 목소리를 내기를 촉구했다.

리 씨는 "완벽한 사람이라는 건 없다. 관계에서 가식적인 행동은 조심해야 한다"며 "이런 일을 겪으셨다면 두려워하지 마세요. 자신과 아이를 위해 힘내세요"라고 말했다.

리 씨는 최근 영상에서 전남편을 상대로 한 대출 관련 소송이 6월 중 재판에 회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변호사는 "딩 씨가 대출 목적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면 리 씨는 사기 혐의를 제기하고 이자를 포함한 전액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정 폭력 등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할 것을 권유했다.

리 씨의 이야기는 중국 SNS에서 급속히 확산했고 관련 게시물은 35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rong@coh4x.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