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겨워서?"…미국인 영국 이민신청 1년새 28% 급증
1분기 미국인 1931명 영국 시민권 신청…역대 최다 수준
"작년 11월 트럼프 재선 뒤 이주 문의 늘어"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시작과 맞물려 미국인의 영국 시민권 신청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영국 내무부의 이민 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1~3월) 미국인 1931명이 영국 시민권을 신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 재취임하고 미국 우선주의에 본격적으로 다시 시동을 건 시기다.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해당 분기 영국 시민권을 신청한 미국인 수는 2004년 관련 통계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기인 작년 1분기(1505명)와 비교하면 1년 새 28% 늘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이민 변호사들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한 이후 영국 이주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법률 서비스 업체 윌슨스 솔리시터스(WS)의 무훈탄 파라메스바란 이민 변호사는 '대선과 여러 정책 발표의 여파'로 미국인들의 영국 이민 문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영국 이민전문 로펌 로라 디바인 이미그레이션(LDI)의 지나 루초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앞으로 몇 달간 이민 문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꼭 영국 시민권을 따야 한다기보다는 다른 곳에 가서 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온라인매체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초반과 겹쳐 많은 미국인이 '아메리칸 드림' 대신 영국 시민권을 선택하고 있다며 이를 '불만의 물결'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이자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에도 미국인의 영국 시민권 신청이 증가했었다.
해외 이주를 원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지만 영국 등 다른 나라들도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민 장벽을 높이는 추세다.
영국은 영주권 대기 기간 연장과 보다 엄격한 비자 발급 요건으로 이민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5월 발표했다. 이탈리아 역시 최근 비 유럽연합(EU) 시민에 대한 비자 규정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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